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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열풍에 빚까지 불어난다…美 회사채 시장으로 번지는 ‘AI 금융 리스크’

seongsu22 읽는 시간 약 5분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기업들의 투자 경쟁이 금융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반도체와 전력 확보에 이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AI 산업의 성장세가 미국 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AI 관련 기업들이 올해 발행한 부채 규모는 이미 약 5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기업들이 채권과 프로젝트 금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달하면서 금융권 역시 AI 투자 사이클에 깊숙이 관여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기업 부채 발행 급증

골드만삭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AI 생태계와 관련된 부채 발행 규모는 5000억달러 수준에 달했다.

여기에는 투자등급 회사채뿐 아니라 하이일드 채권과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AI 산업과 연관된 다양한 형태의 차입이 포함된다.

특히 아마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대형 기술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크게 늘었다.

이들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글로벌 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해 1080억달러에서 올해 현재 약 1940억달러로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전력 인프라 등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자금 조달이 본격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장기 회사채 시장도 AI 기업이 차지

AI 투자 확대는 장기 회사채 시장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발행된 만기 15년 이상의 투자등급 회사채 가운데 AI 관련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망 확보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단기간에 끝나는 사업이 아닌 만큼 기업들이 장기간에 걸쳐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IT 기업들의 주요 투자 대상이 서버와 소프트웨어였다면 현재는 데이터센터 건설, 전력 공급, 냉각 시스템, 네트워크 등 물리적인 인프라까지 투자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엔비디아도 금융권과 손잡았다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움직임도 금융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 주요 금융회사 6곳과 최대 5000억달러 규모의 제3자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금융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AI 산업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기업 자체의 현금흐름이나 회사채 발행만으로 조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와 기관투자가가 AI 인프라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자금조달 구조가 만들어질 경우 AI 관련 프로젝트에 유입되는 자금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AI 붐’이 금융시장 리스크로 바뀔 수도

문제는 AI 산업에 대한 투자가 기대만큼의 수익을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다.

현재 빅테크 기업들은 AI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짓고 GPU를 확보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까지 확대할 경우 AI 산업의 성과가 예상보다 부진할 때 기업의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AI 관련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가 빅테크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험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보험사·연기금까지 영향 받을 가능성

AI 관련 회사채 시장이 커질수록 금융기관의 역할도 확대된다.

보험사와 연기금, 자산운용사, 사모신용펀드 등이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나 AI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할 경우 AI 산업의 투자 위험이 금융시장 곳곳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이는 AI 기업의 투자 성과가 개별 기업의 실적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의 투자 성과와 자산 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현재까지 AI 관련 부채가 금융시스템 전체를 위협할 수준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형 기술기업들의 현금 창출 능력과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위험을 낮추는 요인이다.

다만 AI 투자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차입 규모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시장이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금융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은 점검할 필요가 있다.

AI 경쟁의 다음 전장은 ‘돈’

AI 산업의 경쟁 구도는 이제 단순히 더 뛰어난 모델을 개발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누가 더 많은 GPU를 확보하고, 누가 더 많은 전력을 공급받으며, 누가 더 빠르게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누가 조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됐다.

AI 산업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수록 관련 기업의 자금 수요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AI 기술기업의 실적뿐 아니라 AI 투자를 뒷받침하는 부채 규모와 자금조달 구조 역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AI가 새로운 산업 혁명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그 이면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AI 부채’가 향후 미국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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